최근 큰 화제를 모았던 tvN 드라마 ‘폭군의 셰프’와 관련해서 역사 고증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일부 시청자들은 드라마의 한 장면에서 조선 왕과 명나라 사신이 ‘같은 높이’에 앉아 음식을 평가하는 모습이 역사적 사실과 맞지 않으며, ‘역사 왜곡’이라는 비판을 제기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원작자인 웹소설 ‘연산군의 셰프로 살아남기’의 저자, 박국재 씨가 공개적으로 고증에 대한 해명을 내놓으며 논란에 다시 불을 붙였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논란의 핵심이 무엇인지, 원작자가 어떤 근거와 해명을 제시했는지, 그리고 이 논란이 왜 중요한지 길게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논란의 핵심, ‘왕과 사신이 나란히 앉은 장면’의 문제점
극중 연희군 이헌과 명나라 사신인 우곤이 식사 자리에서 나란히 앉아, 음식을 평가하는 모습이 연출된 장면이 있었습니다. 이 장면은 많은 시청자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는데, 일부는 “이건 역사와 맞지 않는다”, “권력과 의전에 대한 오해가 심하다” 며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특히, 조선시대 왕은 ‘천자’급 권위와 신성성을 상징하는 꼭대기 위치에 앉으며, 하위 사신들은 그 아래에 배치하는 것이 전통적인 규범입니다. 반면, 이번 장면에서 왕과 사신이 높이 차이 없이 나란히 있고, 심지어 사신 쪽이 더 높거나 상석이라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이러한 모습은 역사적 사실과는 어긋나는, ‘상상과 과장’이라는 비판이 제기된 것이죠.
이 논란이 이렇게까지 퍼진 이유는, 시청자들이 ‘역사적 사실과 픽션의 구분’이 중요하다고 인식하기 때문입니다. 작품이 허구라고 하더라도, 역사 배경을 활용하는 경우에는 최소한의 ‘고증’은 지켜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이 강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원작자 박국재 씨의 해명과 고증 근거
이 사건에 대해 원작자 박국재 씨는 19일, SNS를 통해 강하게 반박하며 주장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작품이 ‘역사적 사실을 왜곡한 것이 아니라, 충분히 고증에 기반한 것’임을 강조하며, ‘국조오례의’라는 공식 예법서를 근거로 들어 상세히 설명했습니다.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라는 공식 문서의 역할
- 그 내용 내용: ‘국조오례의’는 1474년 조선에서 편찬된, 왕실과 국가 행사에서의 예절과 의례를 정리한 공식 문서입니다. 이 문서에는 외국 사신을 접대하는 방법도 상세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 좌석 배치 법칙: 박 작가는 “사신은 동쪽 벽에 자리했고, 왕은 서쪽 벽에 자리한다”라고 지적하며, ‘좌석 높이 차이’와 ‘서열’을 배려한 배치라는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 서열과 방향의 상관관계: “사신이 황제의 대리인이라는 점에서, 그의 자리는 왕보다 서열상 높다. 그래서, 의전 규범상으로 보면 사신의 자리가 ‘상석’인 셈이다”고 주장했습니다.
‘서열 규범과 프로토콜’
- 그는 “이러한 배치는 조선과 명나라 간의 외교적 프로토콜의 일환으로, 당시 국제 행사와 외교 관례에서 통용된 것이었다”며, ‘권력이나 주권’과는 별개로 ‘서열과 의전상의 규칙’에 따라 정해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따라서, ‘왕과 사신이 나란히 앉았던 장면’은 ‘고증에 따른 사실적 묘사’라는 주장입니다.


원작자 설명의 핵심 포인트와 의미
박국재 작가는 “당시 조선과 명나라 모두, 연회와 외교 행사에서 ‘서열에 따른 자리 배치’와 ‘방향’이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었다”고 강조합니다. 그는 특히 ‘명나라 사신이 황제의 대리인’이라는 사실이 조선 왕보다 의전상 서열이 높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어, 명례와 당시 국제 예절에 따라 ‘사신이 더 높은 자리’에 앉았던 것임을 명확히 하고 있습니다.
또한 ‘국조오례의’는 그 시대 ‘법과 규범의 집약체’였기 때문에, 이 문서에 적힌 내용을 1990년대나 현대의 관습과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는 점도 함께 언급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역사적 사실에 충실한 고증’임을 다시 한번 천명하며, 그가 보여준 해명은 논란을 잠재우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왜 이 논란이 중요한가?
이번 사건은 단순히 드라마 한 장면의 사실 여부를 넘어선 문제입니다. ‘역사적 사실과 창작의 경계’, ‘작품 내 역사 고증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인식시킨 계기입니다.
- 드라마와 픽션의 차이: 많은 시청자들은 드라마가 허구라는 걸 알면서도,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하는 작품’이라면 최소한의 ‘사실성과 신뢰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역사 이해의 왜곡 방지: 만약 일부 시청자가 ‘드라마는 픽션’이라면서 과도하게 허구를 포장한다면, 역사적 사실을 올바르게 알리고 인식하는 데 혼란이 생길 위험도 있습니다.
- 문화적·교육적 의미: 이번 논란은 ‘역사적 사실과 창작의 조화’에 대한 고민을 하게 만들며, 향후 역사문화 콘텐츠 제작에 있어 ‘고증과 예술적 자유’의 균형 잡기 필요성을 시사합니다.


결론: ‘고증’과 ‘상상’의 건강한 조화
이번 ‘폭군의 셰프’ 논란은, 결국 ‘역사적 고증’이 얼마나 작품의 신뢰성과 몰입도를 높이기 위한 필수 요소인지를 보여줍니다. 원작자가 ‘공식 문서’를 근거로 자신 있게 반박한 만큼, 앞으로도 역사적 배경이 포함된 창작물에서 ‘고증’과 ‘창작적 상상’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교훈이 될 것입니다.
또 한편으로는, 시청자들도 ‘작품의 허구성과 배경사실’을 분리해서 보는 성숙한 태도를 갖추는 것이 필요합니다. 역사적 사실에 대한 이해와 존중은, 우리 문화의 뿌리이자 정체성을 지키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